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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모음

폐암 4기 재발 뇌전이 폐전이 된 아버지

by 이슈 관찰자 2023.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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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폐암이 재발했다.

 

1년 전쯤이었다. 

아버지의 폐암사실을 알게 된 건.

연말 가족파티를 계획하고자 일정을 잡기 위해 연락을 드렸을 때,

올 해는 그냥 넘어가자고 하시던 무거운 목소리가 떠오른다.

 

크리스마스 이브 즈음 이었을 거다. 

아버지는 폐암4기 판정을 받았다.

그렇게 끊으시라고 권유했던 담배를 끝끝내 피우시더니

결국 폐암4기 선고를 받고야 말았다.

 

그렇게 1년 동안 고통스러운 항암치료를 견디셨고,

모든 암세포가 사라졌다는 진단을 받고,

잠깐동안 희망을 보기도 했다.

 

그리고 1개월 전, 다시 있었던 검사에서

암세포가 재발한 것 같다는 의사의 소견이 있었고

정밀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2주 전 쯤 찾아뵈었을 때,

말씀하시는게 어눌해지고

기억력이 현저히 떨어졌다고 하실때부터

이미 마음은 불안해지기 시작했었다.

 

이미 뇌수술을 겪어본 나는

말투가 어눌해지는 것과

기억력이 떨어지는 증상들이

뇌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더 진심으로 아니길 빌었다. 

암이 뇌로 전이된 것이 아니라,

정말 단순히 노후로 인한 것이길 빌었다.

 

하지만, 오늘 받은 검진 결과는

정말 좋지 않은 결과였다.

암세포가 뇌로 빠르게 전이 되었고,

폐에도 다시 암세포들이 재발했다고 한다.

아니길 바랬던 최악의 수들이 살아난 것이다.

 

뇌는 방사선 치료를 해야하지만,

의사의 말로는 아무리 방사선 치료를 한다고 한들

뇌에 있는 암세포는 사라지진 않는다고 했다.

할 수 있는 한 최소한의 크기로 줄이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폐에 있는 암세포 역시 항암을 해도 세포가 사라질지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해봐야 아는 상황이라고 했다.

 

말 그대로 완치의 개념이 아닌 '연명'을 위한 치료이며,

이 역시도 몸이 얼마나 견뎌낼지를 봐야

지속여부를 판단 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라는 것이다. 

 

내가 쓰러져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도 그러했지만

아플 때, 특히나 이처럼 내 능력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수준으로 아플 때

돈이 아무리 많아도, 솜씨좋은 의사를 아무리 많이 알고 있어도,

그 무엇으로도 사람의 명줄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이럴 때, 사람이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가 라는 것을 절절하게 깨닫게 된다.

 

그래서 더 작은 것에 기대하게 되고, 희망을 품게되며,

그만큼 또 실망하고, 절망하며, 무너지는 것을 수도없이 반복한다.

 

우리가족은 어머니의 암투병과 나의 뇌수술로 

이미 큰 산을 두번이나 넘겼기에,

이런 류의 일들에는 단련이 되어 있다고 생각해왔는데,

더 큰 강도로 맞닥들이게 될 때의 감정은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만큼 괴롭다.

 

결국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간절한 기도 밖에 남지 않는다.

 

그저 바라건데,

지금의 상황에서 오로지 할 수 있는 것은

어머니 때도, 내 때에도 그랬었던 것처럼

믿고 의지하는 주님의 뜻 안에서,

주님의 뜻대로 이루어지기를 기도 드리는 것 밖에 없다. 

 

난 내가 드리는 이 기도가 정말 아버지를 위한 기도가 되길 원한다.

단순히 '하루를 더 살게 해주세요, 며칠을 더 살려주세요.' 라는 식의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명분을 모르겠는 기도가 아니라

 

가족들도 아버지도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그러한 길로 이끌어 주실 수 있는 그런 기도를

슬픔을 누르며 드리고 싶다. 

 

전에도 그랬지만, 지금은 더욱 더,

정말 믿고 의지할 곳이 주님밖에 없어서.

도와주시기를, 이끌어 주시기를.

합당한 계획대로 인도해 주시기를.

사랑이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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