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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모음

제 20대 대통령 선거날에 아직도 누굴 찍을지 고민하는 당신께

by 이슈 관찰자 2022.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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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왠만하면 조용히 있으려했다. 이번 대선과 관련하여 나는 왠만하면 정치적인 의견을 드러내지 말자고 생각했다. 오랜기간 민주당의 권리당원이었으며 그 누구보다 민주당과 이 정권을 지지했었으나 집권 기간동안 180석의 의석을 가지고도 아무것도 해내재 못한 무능함과, 적폐청산은 커녕 오히려 적폐들에게 '해볼만한데?'라는 자신감을 키워준 그들이 너무나 싫었다.

2.
실망을 넘어 절망했다. 오히려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홍준표나 유승민이 선출되었다면 일말의 고민도 없이 그쪽으로 표를 던졌을 것이다. 그 정도로 이 정권과 민주당은 X선비질에 무능함의 끝을 보여줬으며 그로인해 실망을 넘어 절망감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지금도 이 생각엔 변함이 없을 정도로 난 민주당이 싫고 그들을 심판하고 싶다. 

3.
그런 나를 움직인 것이 윤석열이다. 문재인을 속여 검찰총장까지 달고, 자신의 출세길을 열어준 임명권자를 배신하고 대통령을 넘보는 자. 대체 대통령이 되어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전혀 보이지 않는데, 그저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검찰총장 다음으로 진급할 수 있는 권력의 정점이라 인식하고 오로지 '그 자리'에 한 번 앉아 권력의 정점을 맛 보고 싶어하는 탐욕적인 자. 공정과 정의를 외치지만 자신과 자신 가족들의 비리의혹에는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은 너무나 극악하고 뻔뻔한 자. 대통령이 된다한들 김건희의 주술에 허수아비로 전락할 것이 너무나도 뻔해 보이는 신기루같은 자가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는 것만은 용납할 수 없었다.

4. 
진영 구분없이 모두에게 묻고싶다. 정말 본인의 양심으로부터 윤석열이 대통령감이라 생각하나? 윤석열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기반은 증오라는 감정이다. 그들은 문재인을 증오한다. 공산당, 빨갱이, 종북, 사회주의자, 독재자라는 이름으로 문재인을 부르며, 문재인이 국가의 모든 것들을 망가뜨리고 무너뜨린 주범이라 말한다. 그래서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어 '문재인 빨갱이를 잡아 쳐넣어주길' 바란다. 개인의 생각차는 어쩔수 없다. 다만, 그들에게 이것 하나만 묻고싶다. 그렇게 바라는 '문재인 잡아넣기'를 성공했다고 치자. 

그래서, 그 다음은? 

문재인을 잡아 넣기엔 윤석열이 최적화된 인물일지 모르지만 경제, 외교, 사회, 안보 등 복잡하고 다양한 국가적 사안들에 대해 그걸 잘 해낼 인물이 윤석열이냐 물으면 자신있게 대답하지 못하거나, 막무가내로 그렇다고 우기는 것이 당신들이 말하는 애국인가. 정말 그 분노에 애국이 있긴 한가? 그동안 당신들이 봐오던 극우 유튜버들에게 슈퍼챗 날려가며 돈빨리면서 차곡차곡 세뇌당해 만들어진 망상 아니던가?


5. 
사과부터 해라. 윤석열을 부르짖는 당신들 말이다. 당신들의 그 망상들이 이명박과 박근혜를 만들었고 나라를 망쳤다. 더 이상 이 사회의 주체도 아니고, 이 나라의 경제를 떠받들지도 못하는 당신들이 망친 나라를 젊은 세대들에게 고스란히 넘겨버렸지 않은가. 자신들의 비뚤어진 욕망과 망상이 만들어낸 괴물들이 나라를 망쳤을 때, 당신들은 한번이라도 그 무게를 짊어져야할 젊은 세대들에게 사과한 적 있었나. 그러한 사과도 없이 다시 또 괴물을 만들어내겠다는 당신들은 '애국'을 말할 자격이 없다. 

6. 
투표 부탁을 했다. 그 동안 수차례 선거를 치뤄왔지만 지인들 누구에게도 특정 후보를 찍어달라 호소한 적이 없었다. 이번 대선에서 처음있는 일이다. 그만큼 간절하고, 그만큼 윤석열의 당선을 막고싶다. 어떻게 본인의 수사 봐주기와 아내의 주가조작, 장모의 잔고위조, 요양병원, 양평부동산 문제 등 일가의 부정부패 의혹과 증언, 증거들이 이토록 넘쳐나는데 수사 한 번 받지않고 청와대로 무혈입성하겠다는 자를 용납할 수 있단 말인가.

특권이 특권인줄도 모를만큼 '검사'라는 계급에 취해 살아온 자가, 국민의 삶과는 전혀 다른 길을 평생 살아온 자가, 이제와서 자신이 국민의 마음을 잘 헤아린다며 코스프레 하는 자가, 대통령이 되면 검사공화국을 만들고, 언론을 탄압하며, 전직 대통령과 정권을 보복하겠다고 하는 자가, 정말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도록 둘 수는 없다. 이 나라가 그정도 밖에 안되는 나라라고 인정하고, 실망하고, 절망하는 것을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한단 말인가.

7.
부디 부탁을 드린다. 감히 저런 자들이 대통령 자리를 꿈꿀 수 조차 없도록 만들어 달라는 부탁 말이다. 우리의 다음 세대들이 살아갈 '괜찮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거대 담론을 말할 것도 없다.

당장 어제 샀던 이천원짜리 대파 한 단이 오만원으로 폭등할 수 있고, 내가 피땀흘려 번 돈으로 열심히 모았던 주식이 비겁한 세력들의 주가조작으로 휴지조각이 되어버려도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할 수 있으며, 애지중지 키운 아들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도 없이 무능한 의사결정권자의 오판으로 인해 전쟁터로 끌려가게 될지도 모른다. 훌륭하게 자란 내 딸이 직장이나 학교에서 능력을 인정받긴 커녕 여자라는 이유로 성차별에 성희롱을 당해도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나라가 될지도 모른다. 연로하신 아버지, 어머니에게 지급되던 기초 생활비나 교통비, 의료비 혜택도 줄어들거나 사라질지도 모른다. 예기치 못한 전염병,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국민의 생명을 지켜주지 못하는 '컨트롤타워 없는 국가'를 다시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런 나라를 꿈꾸는게 아니라면 제발 소중한 한 표를 잘 써주시길 정말 간절히 빌겠다.

 

2012년의 대선을 기억한다. 동료와 함께 밤샘작업을 하고, 자고 일어나면 세상이 바뀌어 있을거라며 아침 일찍 투표를 한 뒤 헤어졌다. 저녁이 되어 눈을 떴을 때, TV로 마주한 개표현황은 충격 그 자체였다. 그로부터 4년 뒤, 우리는 국정농단이라는 대한민국 헌정사 초유의 일을 겪었고 비정상화된 국가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부단히도 애써왔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아직 이 나라는 정상화 되지 않았다. 

10년이 흘렀다. 역사는 퇴보할 수 없고, 전진해야 한다. 현 정권에 실망하고 절망했다면 그자체로 현정권을 비난하고 법적으로 취할수 있는 모든 조치들을 취해도 좋겠다. 허나, 그 조차도 불법으로 간주해 일반 국민들도 잡아넣는 정권이 들어선다면 우리가 마주할 감정들은 절망 이상의 것이 될 수 있다는 걸 꼭 생각하셨으면 좋겠다. 


상식과 공정과 정의가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는 제 20대 대통령 선거가 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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