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청원이 화제다. 쉽게 말해 '여자도 군대보내라'는 청원인데, 벌써 청원에 동의한 인원이 13만명을 넘어섰다. 그만큼 핫한 이슈는 확실해보인다.
아마도 이 사안이 이슈화 된 원인은 크게 2가지 정도가 아닐까 싶다.
1. 한전의 군가산점제 폐지
-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전(한국전력공사)가 승진심사 때 군 복무 경력을 인정해주지 않는 것으로 제도를 변경한 것이 논란이 되었고, 이는 올초 기재부로부터 승진 시 남녀차별 규정을 정비할 것을 요구받은 340여 개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빠르게 움직인 것이었다.
2. 4.7 재보궐 선거 참패에 대한 여권의 이상한 해결책
- 4.7 재보궐 선거에서 여권은 서울과 부산, 대도시의 지자체장 선거에서 참패를 하며 쓴맛을 봤다. 패배의 원인 중 젊은 세대의 의견에 귀기울이지 않았다는 패인을 들고나왔는데 이 자체로도 고리타분한 소리지만 여기에 '젠더갈등'을 얹혔다. 그 중, '군 가산점제 부활'이라는 카드를 들고 나왔는데 시대착오적이다, 20대 표심잡을라고 무리수를 둔다 등의 날선 비판을 받고 있다.
일단 나는 이 이슈에 대해 전적으로 찬성하는 바이다. 하지만, 이 찬성이 젠더적 이슈로 인한 보복성 혹은 보상심리로 인한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대한민국의 군대의 '체질개선 필요성'에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명분 하에 아직까지 구시대적 군대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는 국가이다. 더이상 머릿수 싸움이 아닌 정보전을 펼치는 현대식 전투에 징병제라는 구시대적 시스템이 과연 먹히는 방식인가에 대해 정말 심사숙고해야하는 문제인 것이다.
필자도 남자로써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였지만, 군 복무시절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진짜 이런 병력으로 전쟁을 치른다고?'였다.
가장 꽃다운 나이에 강제로 징집되어 자의와는 상관 없이 2년이 넘는 시간동안 갇혀 지내야 하는 젊음들에게 국가에 대한 충성심과 애국심이 강요되는데, 벌써 20여 년이 지난 내 세대에서도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던 것을 지금 세대들에게 강요한들 그것이 과연 전쟁에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나?
기억하건데 내가 처음 군대에서 받았던 '월급'은 고작 1만원이 좀 안되는 몇 천원짜리 푼돈이었다. 병장때 전역즈음하여 받은 월급이 10만원이 넘었던가 안넘었던가...이따위 푼돈을 쥐어주며 국가를 위해 충성하라는 논리는 정말 시대착오적인 발상인 것이다.
과거, 외세의 침입이나 침략으로부터 국가를 지켜야했던 세대들과는 다르게 태어날때부터 오롯한 국가의 형태가 갖춰진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자란 세대들은 국가란 당연히 존재해야 하는 것이고, 현재와 같은 시대엔 과거처럼 물리적인 형태로 국가가 빼앗길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본다. 차라리 정신적인 차원에서 대한민국 국민임을 자각하고 자부할 수 있는 교육을 정기적으로 받으라면 모를까, 꽃다운 청춘을 되도않는 열악한 환경으로 내몰고 그걸 국가를 지키는 숭고한 행위라 포장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국방의 의무인가. 천문학적인 국방비는 모두 어디로 쓰이는지 터무니없는 장비와 무기들은 6.25때 쓰던 것들이 허다한데 거기에 사람만 바꿔가며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라는 것 자체가 난센스이며 이것이야말로 적폐중의 적폐라 생각한다.(내가 군시절 쓰던 수통(물통)은 생산일자가 1960년대 였으며, 가끔씩 손보던 군용차량 역시 1940년대에 생산된 차량이었다.)
이제 우리의 국방도 직업접 개념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군 간부들을 직업 군인으로써 그렇게 돌리고 있고, 그 시스템 하에 여군들의 자리도 잡혔다고 본다. 충분히 제역할을 할 수 있다. 직업적 사명감으로 국방을 지게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때문에 이제는 100% 모병제가 시행되어야 하며, 이것이 오히려 더 지금처럼 저출산 시대와 일자리문제가 대두되는 불안정한 시대엔 양질의 인적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며, 사병들의 머릿수를 줄이며 확보할 수 있는 예산으로 현대화된 시스템과 무기들을 보강해 국방력을 증강시킬 수 있는 방향이라 생각한다.
모병제를 전제로 생각해보면, 기존의 군대를 바라보는 관점 내에서 여자들의 군입대를 생각해선 안된다. 기존의 징병제시스템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시스템으로 전환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떠한 병과와 보직이 추가될지 모르는 일이다. 이 경우, 너무나 당연하게도 여군들의 역할이 현재보다 훨씬 더 다양하게 늘어날 수 밖에 없고, 그로 인해 여군을 찾는 수요도 늘어날 것이다. 그로인해 간부가 아닌 일반 사병단위의 모병제 시스템에서 여자들의 군입대도 현실적으로 가능한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바라건데 이번만큼은 단순히 표심을 노리는 공수표가 아닌 진중한 논의와 입법이 이뤄지길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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