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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재를 추억한다.

by 이슈 관찰자 2018.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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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슈가맨에서 듀스의 멤버이자 우리 세대의 상징이었던 '김성재'가 슈가맨으로 소환되었다. 그가 떠난 지 2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 김성재라는 그 이름 석자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한 것은, 너무나 명백하게 예고되어있던 '그의 시대'를 앞두고 의문의 죽음으로 세상을 떠난 그날의 기억이 남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 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팀이나 개인을 언급하라 한다면 대부분 '서태지와 아이들'을 1순위로 꼽는다. 당시 그들의 파괴력에 대해 두말하면 뭐 하겠나 싶을 만큼 그들의 영향력이란 대중음악사의 기원 전, 후를 가르는 어마어마한 것이되어 버렸지만 우리 세대, 그러니까 이제 30대 중반을 전후로 하고 있는 소위 말해 '그 시절'을 겪었던 이들은 단순히 '서태지와 아이들'만을 언급하진 않는다. 동시대 활동했던 최상위 클래스의 팀 중, 전혀 다른 색깔을 지닌 그룹이 있었으니 그들이 바로 '듀스(DEUX)'였다.

이현도와 김성재, 동갑내기 친구 2명으로 구성된 이 팀은 '뉴 잭 스윙 힙합'이라는 당시엔 생소했던 장르를 국내 대중음악에 처음으로 선보였던 팀이자 100% 랩 곡, 비트 박스 및 현란한 비보잉 등을 선보이며,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낸다. 당시, 센세이션 했던 것은 음악뿐만이 아니었다. 언제나 이슈가 되었던 것은 그들의 '스타일'이었는데 최근에도 유행하고 있는 투블럭이나 오버사이즈의 선글라스, 프린팅 티셔츠와 두건 패션 등이 바로 이때 듀스가 유행을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훗날 이현도의 방송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은 듀스의 '뉴스타일'에 대한 아이디어는 대부분 김성재가 생각해낸 것들이었다고 한다. 실제 김성재는 남다른 패션 감각으로 패션모델로도 활동한 이력이 있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우리 세대를 관통했던 메가히트의 브랜드 '스톰(STORM)'이 었다. 292513이라는 당시엔 알아먹지 못할 이상한 숫자와 함께 등장했던 이브랜드는 김성재를 모델로 기용하며 단박에 당시의 10대들 모두가 선망하고 갖고싶어하는 최고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한다.

김성재는 명확하게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었다. 소위 말하는 스웨그가 있었다는 것인데, 그의 음악이나 패션 모든 곳에서 그만의 스웨그가 어마어마 했다. 동시대에 활동했던 연예인들이 왜 김성재를 '연예인들의 연예인'이라 표현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시대를 앞서갔다'라는 수식어가 그에게 늘 따라 붙었는데, 왜 그러한 수식어가 붙었는지는 그의 무대나 패션 관련 자료들을 검색해본다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김성재를 추억하며 요즘 활동하는 연예인중에 김성재와 견줄만한 이가 누가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봤다. 거의 없다고 봐야하지 않나 싶었으나 유일하게 한 명을 꼽자면 'GD'정도가 아닐까 싶다. 음악과 패션, 시대를 선도해나가는 '아이콘'으로서의 닮은 꼴이 많다. 물론, 콘텐츠 차원에서의 영향력은 GD 쪽에 보다 더 화려하게 느껴지지만, 만약 김성재가 솔로활동을 이어갔더라면 그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까지 되었을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김성재가 활동했던 연예계의 상황과 시대적 분위기를 감안해본다면 그가 보여준, 그가 지닌 콘텐츠들은 GD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고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이제는 전설이 되어버린 그의 솔로앨범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그 무대를 끝으로 오늘 하루, 다시 김성재를 추억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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