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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김신욱, 김민우가 만들어낸 러시아 월드컵 1차전 스웨덴전의 헤트트릭

by 이슈 관찰자 2018.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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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한 사람으로 축구를 즐기는 입장에서 방금 끝난 스웨덴 전은 실소가 난다. 게임에 져서가 아니라 게임의 내용 때문이다. 아마도 대부분의 국민들이 비슷한 느낌을 받고 있지 않을까 싶다. 경기 전부터 '트릭'이라는 말로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했던 신태용 감독은 말 그대로 '트릭'같은 경기 내용을 선보였고, 그 트릭에 점을 찍은 것이 선수들이다. 90분을 통틀어 유효슛팅 0이라는 치욕적인 기록을 남기고 힘한번 제대로 써보지도 못한 대한민국은 별로 잘하는것 같지도 않은 스웨덴에게 1-0으로 패했다. 대부분 늘 해오던 대로 심판의 편파적인 판정을 가장 먼저 재물로 삼아 들먹이고 싶어하다가, 실검 순위를 보니 이젠 그런거 먹히지도 않을 만큼 우리가 압도적으로 못했구나 라는 증명들이 딱딱 검색어로 박힌다. 그래, 심판탓하지 말자. 우리 진짜 졸라 못한다. 인정할건 인정해야 한다. 정말, 못해도 너무너무너무 진심으로 못한다. 공을 못찬다는 의미도 있겠으나 투지없고 승부욕없는 그 모습, 그게 진짜 못하는 거다. 그러니 져도 싸다. 더 처참히 깨져서 다시 한번 2002년의 간절함을 되찾았으면 좋겠다. 각설하고, 오늘의 패배는 뭐때문이었을까. 흐름대로 살펴보자. 

 

 

#1 장현수의 나비효과

 

장현수가 어이없는 패스를 넘겼고, 그걸 받으려던 박주호가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다. 이른 바, '장현수의 나비효과'다. 네티즌들은 이미 '팀킬'이니, '장현수 효과'니 하며 비난을 퍼붓는데, 솔직히 굳이 그 상황에서 패스를 그렇게 해야 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그나마 왼쪽을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던 박주호는 수비 전력의 핵심이었고, 그런 박주호가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자마자 떠올랐던 생각은 '월드컵 끝났구나.'라는 것이었으며, 박주호가 실려나가는 동시에 교체 멤버로 등장하는 그의 그림자를 보자마자 '아! 망했다.'라는 생각이 들었으니 그 인물 바로 '김민우' 되시겠다.

 

# 김민우의 똥볼

 

사람들은 김민우가 PK를 제공한 것에 분노하고 있다지만, 내가 분노하는 포인트는 그와는 조금 다르다. 김민우의 PK는 수비를 하면서 해볼 수 있는 수단을 써보다가 발생한 것으로 설마 의도적으로 PK를 준 것은 아닐 것이다. 즉, '그럴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경기 내내 보여준 김민우의 플레이다. 지난 평가전부터 눈여겨본 그의 가공할 능력은 노마크 상황에서의 어이없는 크로스. 그리고 정말 낮은 패스 성공률. 얼척 없을 정도로 본선 무대에서도 그러한 장면들이 속속 연출되었으니 미드필더에게 제공되어야 하는 패스의 어이없는 수준과 노마크 상황에서 올려주는 크로스의 비정확도는 정말 보는 사람에게도 이만큼 힘빠지게 만드는데 같은 경기장 안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은 오죽할까. 지난 평가전의 노마크 상황에서 어이없는 크로스를 올리고 손흥민에게 눈총받던 모습이 괜히 나온게 아니다. 손흥민을 욕할게 아니라 김민우가 국대로 선발된 자체가 난센스인거다. 하지만, 김민우에게 '난센스'라는 수식어를 붙여주기엔 다른 1인이 서운하다. 바로, '김신우'되시겠다.

 

# 김신욱의 마실

 하...ㅅㅂ. 진짜 얘는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신태용의 트릭은 김신욱 이었다고 한다. 그래, 좋다. 트릭. 근데 그 트릭에 우리가 당한 느낌이다. 오늘 김신욱의 역할이 무엇이었는지가 의심스럽다. 셰도우 스트라이커로서 전방을 지원하며 상대 수비를 교란하는 것 아니었나. 도무지 최전방에서 이 아이의 존재감이란 '0' 그 자체였다. 상대가 공을 잡았을때 전방부터의 압박 따위 역시나 하지 않고, 늘 해오던, 몸에 익은 스타일대로 어슬렁 어슬렁 마실만 다녔다. 그러다 패스라도 받으면 2차 연결로 이뤄지긴 커녕 툭툭 끊기거나 뺐기고, 전혀 최전방의 손과 황을 지원해 주지도 못하는 모습들만 계속 보이고 무엇보다 상대와의 높이 경합이 최우선 과제였던 그는 높이에서도 밀리며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시간만 보내다 교체가 되었는데, 정말 신태용감독에게 묻고싶다. 대체 석현준이 아닌 김신욱을 뽑은 이유가 무엇인가? 정말 단지 키때문인가? 도대체 얘가 석현준보다 잘하는게 무엇이란 말인가? 공격수로서 침투능력이 좋은 것도 아니고, 결정력을 보여준 것도 아니고, 최전방으로의 날카로운 지원이 있었던 것도 아닌 그는 대체 대표님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가 너무나 궁금하다. 아직도 높이가 아쉬워서 얘하나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마음으로 그를 기용한 것이라면 신태용은 정말 최악의 감독이다.

# 신태용의 트릭 

 

한국 vs 스웨덴 전이 있기 며칠 전, 해외 언론에서 신태용을 '아시아의 무리뉴'라고 소개했다는 기사를 보고 기가차서 코웃음을 쳤다. 난 너무나 궁금하다. 불과 지난 주말사이 펼쳐진 경기들만 보더라도 이란, 아이슬란드, 멕시코 등은 상대 전력이 강한 팀들에 대해 어떤식으로 대응해야 승산이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경기의 승패를 떠나 우리 선수들에게도 그런 투지나 승부근성이 보였으면 좋겠다고 내심 바랬다. 쟁쟁한 팀들과 한 조에 속한 불운아닌 불운이 16강까지 가긴 어렵다고 해도 매경기 전술적으로나 내용측면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어주기를 간절히 바랬다. 하지만 신태용에겐 그런 마법따윈 없다. 어쩌면 그가 말한 트릭은 상대팀이 아닌 국민들을 향한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도대체 어떤 전략과 전술로 스웨덴 전에 임했는지 그에게 묻고싶다. 전략도, 전술도, 게임의 스코어도, 내용측면에서의 데이터도 무엇 하나 내세울게 없었던 이 스웨덴전을 그는 어디에 방점을 두고 준비했으며, 경기장 안에서 얼마나 그것이 실현되었는지가 너무너무나 궁금하다. '트릭'이라는 화제성있는 워딩으로 간사한 언플이나 해대고 있는 그를 두고 축구팬들이 이런 말을 했다. 

 

스웨덴전 = 트릭

멕시코전 = 트릭

독일전 = 트릭

 

그래서, 헤트트릭으로 쳐발리고 돌아올거라고. 말이다.

 

# 그렇다고, 다른 선수들은 잘했나? 

 

이번 경기에서 가장 잘했던 선수는 단연 골키퍼 조현우, 그리고 후반에 교체투입된 이승우다. 그외의 어떤 누구에게도 칭찬은 가당찮다. 정말 답답했던 것이 우리 미드필더진들의 경기력이었는데 창의적으로 경기를 풀어낼거라 기대했던 이재성은 큰 무대 경험이 없어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고, 그 긴장이 평소 그가 보여주던 플레이에 10분의 1도 미치지 못하는 편협한 시야와 그지같은 패스, 날카로움이라곤 1도 없는 무력한 경기력 등으로 드러났다고 본다. 구자철은 또 어떠한가. 난 그가 후반 초반 헤딩슛을 하기 전까지 그라운드에 나와있는지도 몰랐다. 그래도 구자철이라 하면 승부욕이 넘치고 투사같은 이미지가 있었는데 진심으로 실망했다. 기성용 역시 분투한것은 인정하나 중원을 장악하지 못했으며, 그가 해줘야 하는 볼배급에 있어 절대적인 점유율에서 밀리다보니 이렇다할 모습을 단 한차례도 보여주지 못했다. 

정말 우리 나라에 미드필더 자원들이 저 정도 선수들 밖에 없단 말인가? 라는 의구심이 들정도였다. 연령대가 아무리 낮다 하더라도 해외에서 날고 기는 장결희, 백승호 등과 같은 신예들을 대거 기용해봤더라면 차라리 신선하기라도 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 경기였다. 경기경험? 저렇게 뛰는 애들보다야 2부든, 3부든 자신들의 소속리그에서 꾸준히 유럽애들과 경쟁하며 경기를 치룬 신예들이 훨씬 나을 거라는 예상이다.  

'졌잘싸'라는 말이 있다. '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뜻이다. 못이겨도 좋다. 강팀을 상대로 하는 이렇게 큰 무대의 경기에서 어떻게 100% 승리를 보증할 수 있단 말인가. 져도 좋으니, 끝까지 투지넘치는 모습으로 최선을 다하는 걸 보여달라는 것이다. 그것이 버겁고 싫다면 국가대표로서의 자격 미달인 것이고, 국가의 대표로써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면 남은 경기에서만큼은 제발, 국민 모두가 기대하는 '졌잘싸'의 모습으로 경기에 임해주길 간절히 바래본다. 제발 멕시코전과 독일전이후 내가 이 포스팅에 추가로 내 생각이 틀렸었다는 글을 달 수 있는 순간이 온다면 좋겠다. 졸라 못하는 우리가, 졸라 잘하는 애들한테 시원하게 한방 맥이는 모습이라도 꼭 보고싶다. 2002년의 간절함이 러시아에 있는 대표팀 선수들에게 깃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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