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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모음

오세훈은 왜 자가진단키트를 꺼내들었을까?

by 이슈 관찰자 2021.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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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 7 재보궐 선거에서 압도적인 표차이로 서울시장으로 당선된 오세훈. 당분간 그의 행보하나하나에 언론이 주목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그런 그의 당면 과제는 단연 코로나 방역일 것이다. 어제 많은 뉴스가 쏟아져 나온 것이 바로 이 부분이었다. 서울시의 새로운 시장으로써 어떻게 코로나 방역을 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이목이 집중되었고, 그가 꺼내든 카드는 '서울형 상생방역'모델. 이 '서울형 상생방역'이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정책으로 해석되는 데, 일률적인 규제대신 민생과 방역 모두를 지키는 상생 방역이라는 것이 핵심이다. 요는, 유흥시설과 주점 과 같이 늦은 시간까지 영업이 필수적인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들에게는 영업제한 시간을 완화시켜주는 대신 그로인해 발생할 수 있는 방역의 헛점은 자가진단키트로 보완하자는 것이다.

그럼 여기서 자연스레 궁금해지는 것이 '자가진단키트'이다. 

이 자가진단키트는 빠르면 10분, 평균 30분 내외로 코로나 감염 여부를 확인 할수 있는 검사 수단으로, 이미 미국, 영국 등에서는 사용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식약처의 승인이 없어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오세훈 시장은 식약처에 이 자가진단키트 사용 승인신청을 해 이를 영업제한 시간 완화조치의 보완책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이 이슈에 대한 몇가지 생각을 해본다. 

1. 상생방역의 취지는 참 좋다. 

서울형 상생방역이라는 정책의 취지는 좋다고 생각한다. 그간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고통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터.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숨쉴 틈을 마련해주고자 생각하는 정책임에 틀림없고 그런 측면에서 취지는 좋닫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는 모두가 만족하는 정책이라는 것은 없기 때문에 한쪽을 배려하면 다른 한 쪽의 반발이 나오게 마련이다. 그것이 바로 자가진단키트에 얽혀있다.

2. 식약처가 자가진단키트를 승인하지 않은 이유가 있었다.

핵심은 정확도이다. 자가진단키트는 현재 유지되고 있는 코로나 검사방식인 분자진단법(RT-PCR)과는 달리 신속항원검사법을 활용한다고 하는데, 근본적인 차이는 바이러스 자체를 살피느냐, 바이러스로 유발된 단백질을 살피느냐의 차이라 한다. 문제는, 바이러스로 유발된 단백질을 살피는 방식의 자가진단키트의 정확도가 40%대로 낮다는 것. 즉, 감염자 2명중 1명밖에 걸러내지 못한다는 것인데, 그나마도 바이러스의 배출량이 높아지면 검사정확도는 11%로 현저하게 낮아진다는 것이 치명적이다. 이 때문에, 정부당국 역시 자가진단키트 도입을 검토하고는 있으나 섣불리 식약처 승인을 요구하지 못하는 것이며, 복수의 전문가들 역시 자가진단키트 도입이 불러올 크나큰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3. 그럼에도 오세훈이 자가진단키트를 꺼내든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당국의 검토 사안이라는 점, 바이러스 전문가들의 반대가 크다는 점을 오세훈이 정말 모르고 이 자가진단키트라는 카드를 꺼내들었을까? 아니라고 본다. 서울시의 방역 담당자들이 이를 몰랐을리 없고 오세훈 또한 자가진단키트의 우려사항에 대해 그들로부터 혹은 다른 방법을 통해 들어보지 못했을리 없다. 그럼에도 그가 이 카드를 꺼내든 것은 다분히 정치적인 메시지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코로나 최대의 피해자로 분류되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하는 듯한 제스처로 보여질 수 있으며 그들을 위한 회심의 카드로 정부나 방역당국이 결코 수용하기 어려운 것 자가진단키트를 흔든다.

이 경우, 정부나 방역당국이 이를 거절할 경우 또다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죽이는 원흉으로 찍힐 것이요, 정치적인 방어는 성공할 수 있으나 겉잡을 수 없는 확산을 용인한 꼴이 될지도 모르는 위험에 맞닥드리게 된다. 물론, 지금의 여론으로는 이래도 저래도 그냥 욕받이일 뿐-.

어쨌든, 이를 통해 오세훈은 2가지를 얻는다. 본인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하는 진정한 대표자로써의 이미지는 물론, 현 정부를 그들을 압박하고 피해만 주는 존재로 부각시키면서 그들과 맞서 싸우는 진짜 정의로운 투사 이미지를 추가로 얹히고 보수의 대표성을 띤 이른 바 '주자'로써 거듭난다.

무슨 '주자'일까?  바로, '대권 주자'. 그가 타겟으로 삼은 곳이 정부(식약처)와 방역당국이라는 점에 그 해답이 있다. 오세훈이 과연 서울시장에 만족하며 서울시장직에 목숨걸고 사활을 다할 생각이 있을까? 1년 남짓한 임기가 끝나기도 전부터 바로 대선 정국이다. 이번 대선에 오세훈이 당 경선을 통과해 후보로 올라서는 건 쉽지 않아 보이지만, 적어도 재선에 성공한다면 그는 반드시 대권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리라 본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자면 오세훈은 확실히 머리가 잘돈다. 영리하고 영악하다. 얕은 수지만 뻔뻔함으 갖췄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렇든 저렇든 우리는 아무꺠나 상관은 없다. 그저, 시정 잘 운영해서 삶이 피폐해지지 않게만 해준다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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